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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를 담겠다고 스스로 부풀어서
화선지 펼쳐놓고 녹차향기 음미하네

스치는 상념은
벌써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깍아지른 절벽에 물안개 피는 호수로
거침없이 치닫기만 하네

문득 이거다 하고 붓을 들자
눈 앞은 뿌옇게 흐려지고
희디흰 공간만이
나의 눈을 멀게하네
녹차향기 속에서_이춘환
서정 이춘환
붓으로 자연을 그리고 채우다.
삼라만상의 생성과 소멸이 작은 점에서부터 시작되는 나의 작업은 선과 면으로 이어져 하나의 인연을 이어간다. 거대한 평면에서 다양한 색이 조화를 이루고 복잡함 속에서 단순화된 패턴을 형성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색상의 대비 속에서 빛과 파동을 연상하게 하고, 자연의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는 작품 속 작은 움직임들은 자연의 순환과 음양의 이치를 담아내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무한한 원동력, 섬과 바다의 이미지
모든 작업의 근원은 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떠나지 않고 각인된 바다의 이미지이다. 완도 섬마을의 풍경은 자연을 작업에 꾸준히 담아낼 수 있는 동력이 되었고, 이는 단순한 외형 묘사에 그치지 않고 동양 철학과 연결되는 자연의 진리와 이치에 뿌리를 두게 했다.
나에게 작품이란,
그윽하고 깊은 신비의 이치를 존재와 비존재로 표상하고, 채우고 비워내는 것을 반복하는 연속성 속에 인고의 시간을 지나 응축된 흔적들을 담았다. 마침내 달빛에 눈을 멀게하던 ‘결’의 눈부심은, 소리와 내면으로 만나게 되어 포옹의 존재(玄之又玄현지우현)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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