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상념은
벌써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깍아지른 절벽에 물안개 피는 호수로
거침없이 치닫기만 하네
문득 이거다 하고 붓을 들자
눈 앞은 뿌옇게 흐려지고
희디흰 공간만이
나의 눈을 멀게하네
녹차향기 속에서_이춘환
서정 이춘환
붓으로 자연을 그리고 채우다.
삼라만상의 생성과 소멸이 작은 점에서부터 시작되는 나의 작업은 선과 면으로 이어져 하나의 인연을 이어간다. 거대한 평면에서 다양한 색이 조화를 이루고 복잡함 속에서 단순화된 패턴을 형성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색상의 대비 속에서 빛과 파동을 연상하게 하고, 자연의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는 작품 속 작은 움직임들은 자연의 순환과 음양의 이치를 담아내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